화성에서의 음속이 지구의 3분의 2 수준으로 느린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압이 지구의 170분의 1 수준으로 대기가 희박하고 이산화탄소로 가득 들어찼기 때문이다. 고음과 저음을 전달하는 속도가 다소 차이가 있는 특징도 발견됐다. 소리가 거의 전달되지 않아 사람이 5m만 떨어져도 서로 대화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베스트르 모리스 프랑스 툴루즈대 천체물리학부 교수와 밥티스트 치데 미국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 박사후연구원 공동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녹음한 소리를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해 2월 화성에 착륙한 퍼시비어런스의 마스트캠에 장착된 마이크 ‘슈퍼캠’에 녹음된 소리를 분석했다.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에 착륙한 이후 화성의 바람소리와 퍼시비어런스가 레이저로 땅을 태우며 나는 소리, 함께 화성을 탐사 중인 헬리콥터 ‘인저뉴이티’가 로터를 회전하며 내는 소리 등을 녹음해 지구로 전송해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탐사 행위가 정확한 시간에 맞춰 이뤄지는 만큼 녹음된 소리와 시점을 비교하면 음속 등 화성에서의 소리 전파 특성을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분석 결과 화성 대기의 음속은 지구보다 약 3분의 2 수준으로 느렸다. 지구 대기에서는 음속이 초당 343m지만 화성에서는 초당 240m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성의 대기압이 지구의 약 0.6%로 대기가 희박하고 대기 조성도 95%가 이산화탄소로 0.04%에 불과한 지구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예상된 값이다.
게다가 화성 대기에서는 주파수가 낮은 음파와 높은 음파가 서로 다른 속도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는 예상치 못한 결과도 확인됐다. 240헤르츠(Hz)를 넘는 주파수의 음파는 화성 대기에서 초당 250m로 더욱 빠르게 이동한 것이다. 지구 대기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헬리콥터 로터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약 84헤르츠(Hz)의 저음인 반면 레이저의 딱딱거리는 소리는 2킬로헤르츠(kHz) 이상 고음이 난다.
화성 대기가 희박한 만큼 소리는 멀리 전달되지 못하고 빠르게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에서 65m까지 전달되는 강도의 소리 화성에서는 8m까지밖에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음은 더욱 빨리 약해졌다. 연구팀은 “화성에서는 5m 떨어진 두 사람 사이의 대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 대기가 소리를 잘 전달하지 못하다 보니 화성은 간헐적으로 들리는 바람 소리 외에는 매우 고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리스 교수는 “어느 시점에서는 마이크가 고장난 줄 알았다”며 “너무 조용했다”고 말했다.
슈퍼캠 마이크는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와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가 공동 개발했다. 탐사선에 마이크를 붙이자고 처음 제안한 인물은 저서 ‘코스모스’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다. 그러나 화성 탐사선에 마이크를 다는 시도가 1999년 이후 세 차례 시도됐지만 기술 문제로 마이크를 켤 수 없거나 탐사 계획이 취소됐다. 2018년 미국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의 바람 소리를 지구로 전했으나 마이크로 담은 소리가 아닌 압력 센서로 들은 소리를 보정한 것이었다.
*퍼시비어런스 녹음 영상 유튜브: https://youtu.be/lX5iVyfF3N0?list=PLTiv_XWHnOZqCrMU2ppcLjRn1zlDkNx3q
*화성의 소리와 지구의 소리 비교 사운드트랙: https://ift.tt/2CFlrQ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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