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저는 이 제품이 잘 맞아서 쭉 애용할 예정이에요!"
뷰티유튜버 데이지(김수진·31)는 화장품 대신 콘돔을 들었다. 콘돔 종류와 브랜드별 특징, 소재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알레르기까지, 제품을 상세히 분석한 영상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했다.
구독자들에게 '배운 변태'라고 불리는 그가 처음부터 여성용품 리뷰를 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메이크업 영상으로 유튜브에 발을 들인 후 2년 전 '솔직한 5종 콘돔 리뷰'로 일종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뜨거운 반응에 여성 중심의 성인용품 콘텐츠가 척박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이후 그는 뷰티 콘텐츠와 더불어 생리컵, 여성용 트렁크, 성인기구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성병 검사 후기를 공유하고 전문가를 초빙해 여성의 자위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
딱딱한 성교육과 솔직함을 표방한 선정적 성담론 사이에서 데이즈의 영상은 빛을 발한다. 여성의 건강과 행복을 우선에 둔 시원한 리뷰에 구독자들은 "학교에서 배웠던 성교육보다 10개 남짓한 영상이 더 유익하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어 궁금해도 물어볼 곳이 없었는데 감사해요" 등의 호평을 보내고 있다. 그 역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댓글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한다.
영상 대부분은 수익 창출이 제한되는 '노란 딱지'가 붙는다. 데이지는 "돈 벌려고 이런 영상 찍느냐"는 댓글을 보면 답답하지만 유튜브 시장 속 비어있는 여성 분야 리뷰를 채우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건강한 성생활 문화를 전파 중인 데이지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올해 론칭한 성생활용품 '뮤스'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뷰티&라이프스타일 리뷰 외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 유튜버 데이지라고 합니다. 채널 초기에는 뷰티에 집중했고, 지금은 여성용품이나 성생활용품으로 분야를 넓혔습니다. 인간관계나 연애, 학업 고민상담도 하고 있어요.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크리에이터가 되고자 매일매일을 열심히 보내고 있죠.
Q. 미국 예술 대학 졸업·카이스트 경영대학원 MBA라는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어요. 유튜버에 도전한 계기가 있나요?
2014년, 졸업 후 미국에서 일 할 때였어요. 퇴근 후 유튜브로 메이크업 영상을 보곤 했죠. 어느 날 화장품 쇼핑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데 문득 '나도 영상 한 번 올려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 1~2년 정도는 영상을 간간이 올렸어요. 직장생활과 병행한다는 것도 어려웠고 당시엔 수익을 창출한다는 개념도 없었거든요. 그 후 대학원 진학을 위해 귀국했고, 한국의 유튜브 시장이 커지며 직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죠. 취미로 시작해 직업이 될 수 있어 행운이에요.
Q. 뷰티유튜버가 성인용품을 리뷰하는 것이 인상적인데요.
제 채널 시청자 90% 이상이 여성분들이거든요. 어느 순간 구독자분들이 더 다양한 리뷰를 보고 싶어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첫 여성용품 리뷰를 업로드했던 2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정보를 쉽게 접하기 어려울 뿐더러 쉬쉬하는 분위기였어요. 궁금해하실만한 제품을 모아 영상을 만들었고, 폭발적인 반응이 돌아왔죠. 조회수도 조회수지만,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된 것이 저로서는 큰 성과예요.
Q. 생리컵부터 성병검사까지, 여성을 위한 콘텐츠가 많아요.
SNS 메시지로 콘텐츠를 요청하거나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생리컵이나 성병 같은 다소 개인적이고 민감한 주제에 관한 것도 많고요. 유튜브 댓글란에 질문을 남기는 것조차 민망하게 느끼는 분들이 아직 많은 거죠. 그렇다면 주변에 물어 도움을 받거나 지식을 얻을 기회도 적을 테고요. 제 영상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찍고 있습니다.
Q. 고충도 있을 것 같은데요.
초기에는 이런 콘텐츠들에 노란 딱지가 붙어 수익창출이 어려웠어요. 협찬도 수익도 없으니 제겐 이득이 없음에도 '돈 벌려고 이런 영상 찍느냐'라는 식의 악플이 보여 답답하더라고요. 지금도 노란 딱지는 종종 붙지만, 비슷한 류의 영상이 많아져서 예전만큼 힘들지 않아요.
Q. 반려기구(성인용품) 리뷰 영상은 파격적이었어요.
구독자분들의 요청이 많았던 주제였어요. 동시에 얼굴을 공개한 유튜버라서인지 걱정도 많으셨고요.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부담이 컸던지라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이기도 해요. 특히 어떤 정보를 어떤 매너로 전달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어요. 누군가에겐 필요한 영상이지만 누군가에겐 불쾌감을 줄 수도 있잖아요. 거의 한 달 이상을 고민하며 제작했죠.
Q. 개그맨 신동엽과 함께 콘돔 리뷰 콘텐츠를 찍기도 했죠.
정말 우연한 기회에 콜라보를 하게 되었어요. 제가 콘돔 리뷰를 했는데 그 중 신동엽 님이 모델이었던 제품이 있었거든요. 먼저 연락을 주시고 인사를 나눈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즉석에서 영상을 찍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대본도 없이 재미있게 리드해주셔서 '역시 방송장인, 19금 장인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건강한 성생활 문화에 앞장서시는 분이라 개인적으로 너무 존경하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Q. 주위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처음 유튜브를 시작했을 때 주변에 알리지 못했어요. 민망하기도 했고, 안 좋게 볼까 싶기도 했고요. 오히려 지인들이 먼저 유튜브 잘 보고 있다고 말해줬죠. 우연히 알게 되어서 보고 있고 신기한 리뷰를 많이 해줘서 좋다면서요. 지금 남편도 유튜브를 시작한 후에 만나서 누구보다도 제가 하는 일을 응원해줘요.
Q. 리뷰에 그치지 않고 '뮤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했다고요?
여성들이 친근하게 느끼는 성생활용품이 있었으면 했어요. 제가 소속되어있는 뷰티 크리에이터 그룹 '레페리' 논의한 끝에 '뮤스'라는 브랜드가 탄생했죠. 직접 공장에 다니며 연구도 했고요. 나이와 성별에 구애받지 않는 건강한 섹슈얼 라이프스타일을 돕는 것이 목적이에요. 지금은 콘돔 두 가지를 출시했고 다른 제품들을 출시하기 위해 연구 중입니다.
Q. 데이지의 영상이 구독자들에게 어떤 의미였으면 하나요?
제 채널이 국내에선 부족했던 여성용품 리뷰를 채우는 역할을 했으면 해요. 꼭 필요하지만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그런 영상을 만들고 싶고요. 시청자들이 영상을 통해 지식을 얻어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그러기 위해 객관적인 리뷰를 하고 있고, 그게 제 과제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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