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내 급식 우유 시장은 연 1500억~1600억원 규모로, 방학 기간인 1~2월과 7~8월을 제외하고 8개월 동안 소비되는 우유 물량은 하루 평균 약 200만팩(200㎖ 기준)이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2학기 수업이 온라인 형태로 대체됨에 따라 다음달 11일까지 매일 160만팩가량의 우유가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
생사 기로에 놓인 유업체들은 돌파구 마련에 분주하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급식 우유 대신 멸균 제품, 가공 제품 등의 생산 비중을 늘려 악화된 손익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단체급식 비중이 낮은 매일유업은 재고 물량으로 일반 우유를 만들어 대형마트 등에 납품할 방침이다.
식자재 업체들도 돌파구가 안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관광객 감소로 위기를 맞은 공항 면세점도 속이 타긴 마찬가지다. 면세 업계는 연초 대비 업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만큼 하반기에도 정부가 추가 지원안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항공사 측에서는 아직까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남는 원유를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멸균우유를 밀고 있는 셈이다. 일반 흰 우유의 경우 유통기한이 2주인 데 반해 멸균우유는 약 4개월로 8배나 길어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다만 포장 단가와 가공 처리 비용이 일반 제품보다 비싸 수익성은 좋지 않다.
서울우유 전체 매출에서 흰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로 절대적이다. 단체급식용 우유는 이 중 약 10%에 해당한다.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급식 우유 사업에서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탓에 상반기에만 200억~300억원의 손해를 입었다.
급식 우유 시장점유율 2위(약 30%) 업체인 남양유업도 올 상반기 3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등교 일정이 장기간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원유 가운데 일부는 멸균 공정, 나머지는 탈지 공정으로 처리해 잉여 물량을 소화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급식 우유 매출이 월평균 50억원 정도인데 판매 창구가 막히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며 "`원유쿼터제`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낙농가로부터 일정 가격에 의무적으로 원유를 사와야 하기 때문에 남아도는 물량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 시한이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유통 업계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매출은 그대로인데, 추가 지원안이나 연장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지 않아 속이 탄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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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6, 2020 at 03:3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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